2023년 4월 18일 이화산업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도달한 시가총액은 557억원!
이화산업은 사실 이날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거래대금이 2천만원이 채 안되는 저유동성 종목이었다. 그런데 이 날 거래대금 22억원이 터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화산업은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 도저히 장기적인 투자를 기대할수 없는 종목중 하나다. 이화산업은 '염료'라는 진입장벽이 낮고 가격경쟁이 치열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가 그것도 직접 제조하는것이 아닌, 외국제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정도의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다양한 사건사고도 많았을텐데 대부분 주가가 15,000~25,000원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예를들어 최저점에서 최고점에 팔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졌다면 최대 66%의 수익을 거둘수 있었을걸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화산업의 문제는 거래 유동성도 현저히 낮다는데 있다.
2023년 4월 17일 기준으로 이화산업 최대주주 조규완 외 11인은 보유주식이 2,038,660주로 전체 총발행주식 2,800,000주 중에서 72.81%를 소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가 주식을 1주라도 사고팔때 공시하게 되있는점 감안시 실제 시장에서 돌아다닐수 있었던 주식은 761,340(27%)에 그친다.
그러나 4월 18일 이화산업이 상한가를 기록하기까지는 단 4,183주만이 필요했다. 금액으로는 단돈 8,300만원! 이는 앞서 언급한것처럼 이화산업 유통주식수가 부족해 매도물량이 워낙없고 호가창이 얇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상장주식을 단돈 8,300만원으로 상한가를 만들어낼수 있었을까?
물론 이후 11만 5,000주(22억 8,700만원)가 매도물량으로 나왔으나 장초반부터 상한가를 만들어놓고 매수물량을 잔뜩 대기시켜놓은 탓에 주가는 상한가를 유지할수 있었다. 어쩌면 이화산업 주주들은 평소 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다가 거래량도 미미하기 때문에 주가가 올랐는지 내렷는지 모를수도 있다. 매일 하루하루 주가를 확인하기에는 너무 주가움직임이 지지부진한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이화산업 주가가 왜 올랐는지 아무도 모른다. 뉴스도 공시도 없다. 이화산업은 염료사업을 영위하며 매년 500~600억원대 매출과 1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다가 최근 4년간은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화산업의 자산규모는 2,600억원에 이르는데다가 부채가 350억원에 불과해 시가총액 대비 자산구조가 우량해보이지만 사실 다 투자부동산(토지가 1,800~1,900억원)이다. 물론 이화산업 주식 100%를 현재가(주당 20,000원)에 모조리 사들일수 있다면 회사 부동산(토지, 건물)을 처분해 더 큰 이익을 거둘수도 있겠다.
현재 이화산업 투자부동산(토지, 건물)은 차입금과 관련해 담보로 잡혀있는데 주소와 위치는 다음과 같이 나온다.
(출처: 이화산업 2022년 사업보고서 연결재무제표 주석30 현금흐름표)
1) 중구 명동 8가길 11,
2) 중구 삼일대로 299,
3) 강남구 개포로 25길 6
그런데 뭔가 이런 찌라시가 나오지 않을까? 싶은 구석이 있다. 이화산업은 현재 비상장 자회사로 9개 기업을 두고 있는데 그 중에 한 회사의 이름이 이화소재 이다. 안그래도 최근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소재기업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이화소재 라는 기업이 뭔가 발표를 할것만 같다.
염료사업 자체가 어쩌면 섬유 등의 화학산업과 연관이 있다보니 개연성이 생길여지가 있다. 안그래도 최근 2차전지 관련 사업만 한다하면 중소형 잡주들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모습이 자주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연결고리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나저나 곧 AI 및 로봇 시대가 열린다고 하는데 국내 주식시장 질은 언제쯤 개선될까? 최근에 2,000여채가 넘는 전세사기에도 부동산 관련법안을 뜯어고칠 생각을 안하던데.. 어쩌면 그렇게 빼돌려진 검은돈은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곳으로 흘러들어가는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