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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그만둔 이유 (인천공항 대한항공 직원 갑질)

· 댓글개 · 디에이치리뷰어

인천공항 2여객터미널 요식업 알바 경험후기입니다. 제 나이는 서른 중반입니다. 원래 증권 관련일을 하다가 2022년부터 시장침체기를 맞아 잠시 일을 쉬는중입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바를 알아보다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잠시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인천공항 음식점 근무시작

한 3주정도 일을 한것같습니다. 제가 근무한곳은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곳인데요. 인천공항 음식점에서 근무해보니 제 생각과 달리 대부분 주요 고객은 공항직원들이었습니다. 공항에는 면세점 직원, 공항관리직원, 보안직원 등 다양한 직장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대한항공 직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의 매너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부 회식자리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음식을 먹고 나간자리도 깔끔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근무하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경험상 요식업 자체가 앉아있는 시간이 거의없고 하루종일 서 있는데다가 상시 일을 해나가기 때문에 손님이 많은 매장은 거의 쉴시간조차 없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사업주 입장은 다르겠지만 페이를 받는 입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것도 아닙니다. 

 

제가 근무한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곳은 케이푸드홀딩스라는 법인 지휘아래 생겨난 브랜드입니다. 메밀과 돈까스, 낚지 등을 주로 팔고 있으며, 그 외 계절메뉴로 대구지리탕이나 알탕 등이 나가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대구지리탕 알탕을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근무하면서 몇번 식사시간에 매장 메뉴를 먹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제 나름대로는 음식맛이 괜찮았습니다. 실제 고객응대를 하는과정에서 손님계산할때 "맛있게 드셨어요" 라고 물어보는데 대부분 맛있었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본사 차장 직위의 직원이 매장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사업장은 지점장(점장)이 관리하게 되어있으나 지금 지점장 자리가 공석이라 차장이 관리하는듯 합니다. 여기 차장님은 제가 근무를 무리없이 잘할수 있도록 스케쥴 조정도 잘 해주었습니다. 제가 기약없이, 언제까지 근무할지 모르는 알바이지만 처음부터 정직원 제안부터 여러가지 좋은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3주만에 일을 그만두기로 한 이유

그러나 저는 3주차에 접어들어 일을 그만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것이 아닌 대한항공 직원 컴플레인 때문입니다. 사정인즉슨 제가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오픈조였는데, 오전 9시 좀 넘어서 3 테이블정도 고객이 매장을 방문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중 한 테이블은 제가 3주동안 3~4번 만난 고객이었으며, 대한항공 직원 옷을 입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올때마다 반말조에 신경질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한 예로 테이블이 만석이거나 주요 시간때는 혼자 올경우 4인 테이블이 아니라 2인 테이블로 안내하라는 지침을 받았는데 그렇게 안내 하니 이 문제의 고객은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내가 몸이 안좋아서 그런데 제발 좀 냅둬!" 라고 말했습니다. 그때부터 이 사람은 보통사람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손님이 이 날 오전에 매장에 방문한것입니다. 

 

이날 이 고객은 혼자 방문해 대구지리탕을 시켜 먹고 있다가 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본인 속이 좋지 않다며 대구지리탕이 상한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주방에 들어가 대구지리탕이 상한것 같다는 컴플레인 들어왔다고 말했고 다시 해줘야 할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주방에서는 이를 듣고 맛을 재확인했구요.

 

그런데 그 문제의 손님이 주방에서 나오는 저를 보고 다시 손가락을 까닥까닥하면서 인상쓴얼굴로 "이리와바" 하는겁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앞으로 갔는데 저보고 "지금 음식 상했는데 다시 새로 하는거야 아니면 재탕하는거야?" 라고 반말조로 물어봤습니다. 저는 생각을 좀 하다가 "육수 다시 넣고 재료 다시 넣어서 끓이고 있다"고 대답했는데요. 이 말에 고객은 화가 났는지 제게 막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장난하나 이 양반아 내가 속이 안좋다고 말했는데 재탕을해?" 

 

저는 일단 주방에 가서 새로 다시 끓여주세요 라고 애기할수도 있었지만 그 전에 먼저 본인 성질대로 직원에게 이렇게 하대하는것 자체에 어이가없고 화가 나서 "저기 일단 말 놓지 마시고 본인 부하직원에게 하대하듯 하지마세요" 라고 대꾸했습니다. 그러니 이 고객은 "뭐? 사장불러 아이씨" 등 드라마에서 나오는 뻔한 레파토리로 빌드업을 타기 시작합니다. 저는 다시 한번 말 놓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나 이 고객은 눈을 부라리고 목소리를 높이며 "감히 니가 뭔데 대꾸를 해?" 라는 식으로 계속 애기합니다. 앞서 몇번이고 말놓지 말고 그런식으로 애기하지마라고 경고한 저는 저는 순간 너무 화가나서 "이 씨발놈아 말 놓지 말라고"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적어도 이 순간에는 매장 직원과 고객관계가 아니라 무례한 고객에게 양보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에는 두 테이블의 손님이 있었습니다. 다들 놀란 기척이 느껴졌고 얼마안되서 다른 직원이 달려와 고객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저 또한 좀 오바스럽다고 판단해서 자리를 뜹니다. 

고객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매장 관리자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상황은 차장님에게 보고가 들어갔고 차장님은 제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맞습니다. 사과해야죠. 적어도 욕설에 대해선 말이죠. 제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또라이같은 사람에게는 절대 양보란 없다는 원칙이 있으나 여기는 내 사업장이 아니기 때문에 물의를 빚은것에 대해 충분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객은 오후에 찾아와 다시한번 "니 까짓게? 사과안해?" 라는 표정과 말투로 다시한번 제게 사과를 요청합니다. 그런데 이때 옆에 차장님도 있어서 들으셨겠지만 상대방을 모욕시키는 행위를 계속 일삼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절대 사과를 할수 없었습니다. 제가 하려던 사과는 서로 감정과잉이 되었던것에 대해 충분한 문제의식을 갖고 개선해나가자는 분위기에서의 사과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게 아니였습니다. "니가 감히 나한테? 너 좇댔어" 이런 분위기 였습니다.

 

저는 차장님에게 사과는 못할것 같다 일을 그만두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차장님은 일을 그만두는건 비겁한 행동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제 나이가 서른 중반입니다. 똥 오줌을 가릴 나이는 되는겁니다. 제가 일을 그만두면 매장에서는 한명의 또라이 같은 직원이 만든 일이다 라는 식으로 둘러댈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직원을 해고시켰으니 죄송하다는 식으로 사과를 하면 되겠죠. 어디까지나 사업장 매니저가 판단할 몫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일도 그만두지 말고 고객에게 사과하면 끝난다며 사과를 요구합니다. 왜 그런걸까요? 

 

그런데 고객에게 반말을 듣고 무시당하고 하대받은 경험을 직접 해보면 절대 사과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인터넷에 저 같은 경험이 있는 알바생이 있었는지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상당하더군요. 최근에는 매장 관리자들도 매너없는 고객에게는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주문이 많아진 커뮤니티 분위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차장님은 왜 저에게 계속된 사과를 요구했을까요?

매장이익과 직원감정의 이해상충 문제

제가 생각할때 여기선 알바생과 차장님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합니다. 차장입장에선 니가 속상하겠지만 "니 감정 한번 죽이면 매장 분위기 문제없이 잘 돌아갈텐데 한번 정도 죽여라" 라는 입장인거고, 알바생은 이렇게 모욕을 당하면서 일을 할수는 없다는 입장인것입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고객은 조직논리를 이용하여 차장을 압박해 제게 사과를 요구하는것입니다. 결국 제가 사과하면 고객은 갑질한것에 대한 반성없이 통쾌감을 갖고 앞으로도 그럴 행동을 일삼을 것이고 차장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여기며 다시 사업을 영위해나갈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직원의 정신적 고통은 상당히 쌓입니다. 이렇게까지 고객에게 하대받으며 일을 해야하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2가지를 지적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는 대한항공 직원의 갑질도 상당하다는것이고, 둘째 요식업에서 사업장의 이익을 위해 알바 등 직원들의 감정노동은 철저히 외면된다는것입니다. 저야 나이가 어느정도 먹어서 사리판단이 된다고 한다면 나이가 젊은 친구들을 이런 강요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당장 돈을 급하게 벌어야 하는 입장이라면 큰 고통이 올수도 있습니다. 

 

저는 일단 일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사업장 사업주를 생각해 미리 언제까지 근무하겠다는 애기를 해야합니다. 내가 할 도리를 하면서 상대방에게도 부당한걸 애기해야겠죠. 아무튼 세상에 정말 자기반성이 없는 건방지고 거만한 사람들, 자기 이익을 위해 남의 감정은 아무래도 좋다는 식의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려면 이런곳에서 순응하면 안됩니다. 차장님 말로는 그 대한항공 직원이 "나 비서실장까지 한 사람이야" 등의 애기를 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고객님 어쩌라는겁니까? 도대체 당신의 직장내에서 직위와 음식점에서 갑질하는거랑 도대체 무슨관계가 있느냐는 겁니다.

 

아울러 지난번부터 음식 8천원짜리 주문해놓고 계산안하고 그냥 가는 행동, 그리고 식권 결제하면서 잔액 캐쉬백 안되는 시스템을 설명했더니 잔머리를 엄청쓰냐는 둥 그런걸 매장 본사에 따지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신경질 내는 행동, 직원들에게 하대하는 행동 등 이런건 왜 그런걸까요? 오히려 고위직급을 단 경험이 있다면 행동을 함부로 해선 안될것입니다. 차장님에게 그 고객의 이름과 연락처 또는 부서를 알아봐달라고 했는데 모른다고 합니다. 이름과 부서 직위 등을 알면 대한항공 내부에 저 또한 컴플레인 넣을 예정입니다. 마찬가지로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으로써 당신의 행동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또한 인천공항 직원들, 특히 대한항공 직원이 주 고객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매장 사업주로썬 대한항공 직원과 척을 지긴 싫었을겁니다. 혹시나 매출이 떨어질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제게 끝까지 사과해달라고 요청했겠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사과를 안하면 니가 지는것이다", "나도 예전에 그런일이 있었다" 등 이런말을 하면서 가스라이팅 하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냥 이건 "혹시모를 매장 매출감소 우려 때문에 너가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다" 라는 입장이면서 직원들의 감정노동이 서비스직이니 당연하다는 식으로 넘어가는게 아쉽습니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생활고 등 자신의 개인적인 사유로 꿋꿋히 서비스업을 영위중인 모든 직원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저 또한 이러한 경험을 겪었다고 공감대를 형성해봅니다.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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