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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악재? 호재? (LG화학 에이치엘비)

· 댓글개 · 디에이치리뷰어

에이치엘비가 비주력사업 부문을 떼어내는 '물적분할'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에이치엘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입니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물적분할은 악재로 평가되는데요. 에이치엘비의 경우 내용이 다릅니다. 원래 물적분할이 핵심 계열사를 따로 떼어네 기존 소액주주의 의결권 등 주주권리를 훼손시켰다면 에이치엘비의 경우 비핵심 계열사를 떼어내는 물적분할이기 때문입니다. 

물적분할이 악재인 이유

물적분할은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를 새로 만들어 B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러면 A회사의 주주는 B회사의 지분을 소유할수 없습니다. 지배권을 상실하는것이죠. 만약 A회사의 주주가 B회사의 지분도 같이 보유하려면 회사가 '인적분할'을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회사가 알짜사업부를 물적분할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알짜사업회사의 지분을 눈뜬채 강도질 당하게 됩니다. 

 

기업들에게 매수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애기합니다. "어차피 A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 A회사가 B회사를 지배하니 B회사를 지배하는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요.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투자자들이 모회사, 지주회사의 주식이나 사면 될것이지 뭣하로 사업하는 최밑단 회사에 투자할까요?

 

또 다른 방법으로 물적분할이 악재인 이유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를들어 영수(가명)가 화학사업과 배터리사업 전망을 보고 1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봅시다. LG화학은 지난 2010년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대표기업으로 불리며 상당한 실적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LG화학은 화학에서 벌어들인 돈을 만년적자였던 배터리사업에 계속 투자합니다. 그래서 영수는 지난 10년간 LG화학에서 배당을 받지도 못했죠.

 

그럴때마다 회사는 말했습니다. "배터리 시장이 커질것이니 투자해야하며, 주가도 상승할것이다". 영수도 그 말을 믿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가를 높이 끌어올리는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이 지난 10년간 적자를 뒤로하고 마침내 흑자로 전환되려고 하자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을 결정합니다.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이제 배터리사업이 빠져나갔으니 화학사업만 영위하는 회사의 주주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회사가 번돈이 모두 배터리사업에 투자되었는데 가만히 앉아서 배터리사업부를 도둑맞았습니다. 물론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지배하지만 앞으로 앞으로 배터리 사업의 호재는 LG에너지솔루션 주주들이 누리는것이지 LG화학 주주가 누리는것은 아닙니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향후 수년간 수조원을 벌어 배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은 LG에너지솔루션 주주가 누리게 됩니다. 

 

이렇듯이 지난 2020년부터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은 대부분 알짜사업부를 떼어내는 물적분할을 결정했습니다. 이런 결정을 당한(?) 주주들에게 물어보시면 물적분할이 왜 '개 같은 결정'인지 충분한 설명을 들을수 있습니다. 기존 주주들은 알짜사업부를 물적분할을 당하면서 주주로써 여러가지 권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에이치엘비 물적분할이 다른이유

그런데 에이치엘비 물적분할은 그 결이 다릅니다. 물적분할이라는 내용은 같지만 앞서 설명한 기업들은 회사에서 가장 유망한 알짜사업부를 물적분할했다면, 에이치엘비는 비핵심사업부를 물적분할했습니다. 예를들어 회사가 4가지 사업을 영위하는데 그중 한가지 사업에서 돈을 많이 벌거나 큰 성장성이 있다면 기업가치는 실질적으로 그 한가지 사업에 의해 형성됩니다. 

 

그런데 에이치엘비는 중요한 그 한가지 사업을 떼어내는게 아니라 중요하지 않은 나머지 3가지 사업을 떼어내는 물적분할을 결정한것입니다. 그러면 이건 호재일까요? 악재일까요? 그래서 에이치엘비 물적분할이 호재로 받아들여지는것입니다. 

 

2023년 2월 에이치엘비 시가총액은 4조원 수준입니다. 에이치엘비는 원래 선박, 바이오, 헬스케어 3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시가총액이 4조원까지 치솟은건 면역항암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3상 도전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신라젠이 '펙사벡' 이라는 면역항암제로 시가총액을 5조원을 넘겼듯이 글로벌 3상 면역항암제 이슈는 시가총액을 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립니다. 

 

2월 17일 HLB 진양곤 회장은 기존 선박·파이프 사업을 물적분할해 완전한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물적분할은 2023년 3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요. 만약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안이 통과되면 에이치엘비는 2023년 5월 19일 물적분할됩니다. 


중요한건 물적분할이 아니라 기업이 어떤 사업부를 떼어내느냐에 있습니다. 그래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솔루션, 코스맥스, CJ ENM처럼 알짜사업부를 물적분할하려는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고, 에이치엘비처럼 비주력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성장기업으로써 재평가를 받겠다는 기업의 주가는 상승하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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