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강남구 재개발지역 구룡마을에서 화재사고가 터졌습니다. 이로인해 60여개 주택이 소실되었는데요. 구룡마을의 화재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4년, 2017년, 2022년에도 화재사고로 많은 주택이 소실되었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구룡마을 화재사고에 방화범이 있을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데요. 구룡마을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구룡마을의 역사
구룡마을은 원래 1970~1980년대 각종 공공사업으로 생활터전을 상실한 철거민들과 갈곳없는 부랑자들이 집단촌락을 형성한곳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강남구의 마지막 개발지역으로 알려지면서 막무가내로 무허가 집을 지어 주민행세를 하는 등 문제가 많았으며, 법원에서 조차 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허가 건물도 전입신고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결국 구룡마을에 어거지로 들어온 사람들까지 구룡마을 재개발 보상을 받을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만약 무허가 건축물로 들어온 사람들까지 보상을 받게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재개발 역사는 매우 험난해질것입니다.
구룡마을 재개발 사업계획
2011년 서울시가 토지주들에게 현금으로 보상하는 수용·사용방식의 개발방침을 발표, 구룡마을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때 당시 서울시는 일부 환지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자는 입장이었고, 강남구는 전면수용을 해 현금보상후 진행하자는 입장이었는데요. 2012년 서울시가 사업비 부담을 이유로 토지로 보상하는 환지방식을 일부 도입하기로 하자 강남구가 반대하면서 지연되다가 결국 2014년 12월 서울시가 강남구 의견대로 전면수용 방식에 합의하면서 재개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2011년 서울시가 현금을로 보상하는 개발방침 발표
- 서울시는 환지방식, 강남구는 전면수용 입장고수
- 2014년 12월 서울시가 강남구 의견을 수렴, 전면수용방식 재개발에 합의
구룡마을 재개발은 2018년 착공을 시작해 2020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하는것으로 계획되었으나 이후 지연되다가 2018년 부지 철거 → 2019년 부지 분양 → 2023년 입주를 목표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 아직 보상 문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룡마을 재개발 사업은 현재 구룡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1,100여 가구에 대해 어떻게 보상을 할것인지 부터 정해야 그 다음 수순으로 나아갈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룡마을 주민 1,100가구중 700여 가구는 구룡마을에 준공하는 아파트의 분양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파트 분양권을 요구하는 700여 가구가 무허가 건축물의 주민들로 이주대책 대상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현행 토지보상법상 공익사업 시행지는 이주대상자에게 주택을 공급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무허가 건축물이 아닌 400여 가구는 SH공사가 제공하는 임대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협의중입니다.
앞서 법원 판결로 무허가 건물 주민들도 개포동 주민으로 승인받았다고 언급했지만 구룡마을 아파트 입주권 보상안은 다시 토지보상법을 적용해 다퉈야 하는 상황인데다가, 만약 무허가 개포동 주민들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배정할경우 앞으로 전국 재개발 모든지역에서 무허가 건물이 판을 칠수 있다는 부담 등 머리아픈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도 딱히 무리하게 이래라 저래라 끼어들기 어려운 상황. 구룡마을 재개발 문제는 계속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구룡마을 판자촌 화재사고
지난 2023년 1월 20일 오전 6시 28분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의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소방당국이 오전 7시 17분쯤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하여 인원 145명, 장비 45대, 헬기 4대 등을 투입, 불길을 잡는 동시에 구룡마을 4·5·6구역 주민 500여명을 대피시켰습니다.
이번 화재로 주택 60채, 면적으로는 2,700㎡가 소실되고 이재민 62명이 발생했는데요. 소방당국 1차 감식결과 구룡마을 4지구 한 교회 인근 주택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한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룡마을 화재가 인재(人災)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누군가 일부러 방화한게 아니냐는 겁니다.
구룡마을 화재는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이후부터 계속되어왔습니다. 2014년 11월 9일에는 주택 16개동을 불태우는 큰 화재가 발생했고, 2017년 3월 29일, 2022년 3월 4일에도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화재가 발생해 주택이 소실된 주민들은 과거처럼 아파트 분양권을 요구하기보다 SH공사가 제공하는 임대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겨 협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구룡마을 화재사고를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습니다.